먼저, 한가지 사실 관계 및 용어 이해의 오류가 돋보이는 표현이 있다. '태종이 적자가 아니다.'라는 것. 결론부터 얘기하면 조선 제3대 태종(太宗, 1367~1422, 재위 1400~1418)은 적자(嫡子)가 맞다. 다만 태종은 적장자(嫡長子)가 아닐 뿐이다. 적장자란 적자와 장자의 개념을 함께 일컬어 부르는 것인데, 적자라는 것은 어머니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며, 장자는 태어난 년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적자와 장자는 그 개념 자체가 다른 것이다. 적자는 정실부인의 소생을 말하고, 이에 상대되는 개념은 바로 측실의 아들을 말하는 서자다. 장자는 상대되는 개념이 없고, 장, 차, 삼, 사- 등 순서에 의한 용어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잘 아는 소설『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속의 원소(遠紹)는 그 출신으로 인해 사촌동생인 원술에게 질시를 받는다. 그것은 본래 원소가 원술의 아버지인 원봉(袁逢)이 나은 장자인데 그 어머니의 출신이 미천한 후실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것은 확실한 사실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소의 출자에 대해 소설 속 족보상 아버지가 되는 원성의 아들이라는 설도 있고, 소설처럼 원봉의 서자로 원성의 양자로 들어갔다는 설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당시에는 계보라는 것이 그렇게 발전하지 않았을 때이고, 또한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족보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았던데다 여러 전투로 인해 산일되는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이본이 숱하게 나왔고, 그것을 후대에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설들이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때 원소가 바로 원봉의 장자(長子)이며 동시에 서자 중의 첫 아들이므로 '서장자(庶長子)'가 되는 것이다.(같은 이치로 원술은 원봉의 차자이지만 정실 부인에게서 얻은 자식이므로 적자 중에서는 장자가 되니 적장자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 1335~1408, 재위 1392~1398)의 아들 대 가계는 첫째 부인인 신의왕후(神懿王后) 안변(安邊) 한씨(韓氏, 1337~1391)의 소생인 6명의 아들, 둘째 부인인 신덕왕후(神德王后) 곡산(谷山, 혹은 신천信川이라고도 하는데, 짧게나마 찾아본 바로는 본래 곡산 강씨이나 태종 이래로 곡산 강씨가 핍박당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신천으로 본을 바꾸었고, 그것이 곡산과 신천 강씨가 갈라진 이유라고 하는데 다만 그 근거자료가 미약함을 밝힌다.) 강씨(康氏)의 소생인 2명의 아들 등 8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려 시대의 풍습은 향촌에 기거할 때 남편을 모시는 향처가 있고 수도에 기거할 때 남편을 모시는 경처가 있다.(이러한 구분 외에 고려시대에 처,첩을 나누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한씨의 소생들은 이성계를 먼저 모신 어머니 한씨를 정처, 즉 정실부인으로 보았고, 강씨를 서모, 즉 이성계의 첩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 본다면 태종 또한 한씨의 소생이므로 적자가 된다. 따라서 태종이 적자가 아니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또 이성계의 손자가 아니기 때문에 적손은 당연히 아닌 것이라는 것도 넌센스적인 답변으로 달아두도록 하자.)
출처 : http://admiral815.egloos.com/v/299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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